결말을 알아도 전율했던 영화, 덩케르크: 이름 없는 영웅과 맥주가 선사하는 감동
영화 '덩케르크'를 통해 느끼는 공감각적 경험
몇 해 전 남해 울돌목을 찾았을 때, 소리를 들었다. 아니 울음소리였을까. 거대한 소용돌이를 그리며 거세게 움직이는 물살은 나의 감각을 압도하고 있었다. 주위는 고요했고 같이 간 아내는 아무것도 못 들었다고 했으니, 진짜 소리는 아닐 테다. 아마 영화 <명량>에서 봤던 울돌목, 이순신 장군이 홀로 수천 명의 왜군을 섬멸했던 그 울돌목 장면이 나의 공감각을 울렸던 게 아닐까.

덩케르크 해안, 절망과 공포의 그림자
황금빛 석양이 덩케르크 해안을 감쌌지만, 내 눈앞엔 절망에 빠진 병사들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저 멀리 잔교에 정박한 구축함을 향해 독일 전투기가 위협적으로 날아들자, 낮지만 빠른 비트가 들려왔다. 그것은 영화 <덩케르크>를 관통하던 불길한 음악이었다.

영화 '덩케르크'의 배경과 줄거리
2017년 개봉한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에서 전개되었던 연합군의 철수 작전을 그린 영화다. 1940년 5월 독일은 프랑스 국경을 향한 공습을 시작했다.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1차 세계대전의 경험을 토대로 벨기에 북쪽 평야 지대에 기갑 부대를 배치하고 독일과 국경을 맞댄 동부 알자스, 로렌 지역에는 거대한 요새, 마지노선을 구축했다.

고립된 병사들의 절망과 기적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언제 연합군이 괴멸되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순간, 아돌프 히틀러가 48시간 동안 공격을 중지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러 논란이 존재한다. 너무 쉽게 함락된 연합군의 전술이 수상해 배후 공격에 대비해 멈췄다는 설도 있고 지속된 전투로 지친 전차와 병사의 휴식을 위해 공습을 중단했다는 설도 있다. 해안에 고립된 병사들은 폭격기로 손쉽게 섬멸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생존을 향한 몸부림과 영화의 미학
영화는 해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수십만 명의 병사들을 건조하게 보여준다. 멀리 보이는 잔교에는 군함이 보이지만 언제 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고립된 군인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건 소리다. 해안으로 다가오는 독일 전폭기 소리는 공포를 절망으로 바꾼다. 이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엎드리는 것뿐.

익명의 영웅들, 도슨 선장과 페리어
흥미로운 사실은 도슨의 캐릭터가 타이타닉의 생존자, 찰스 라이트롤러에서 왔다는 것이다. 타이타닉의 2등 항해사였던 그는 아이와 여자를 구명정에 먼저 태우고 배와 함께 침몰했다. 다행히 바닷속에서 사투를 벌이다 기적적으로 구명보트에 올라타 목숨을 건졌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도 그의 영웅적 모습이 그려졌다.

영화 '덩케르크'가 주는 메시지와 맥주의 의미
영화 속 병사들은 그토록 그리던 고향에 도착해서도 패잔병이라는 죄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그때 누군가가 창문 사이로 맥주 두 병을 건넨다. 이 투박한 맥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었다. 생사를 넘나든 이들에게 건네는 '살아 돌아와서 고맙다'는 무언의 위로이자, 다시 삶을 이어가게 하는 환대의 상징이었다. 짠 바닷물과 공포를 삼켰던 그들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맥주는 그제야 비로소 '생명의 물'이 된다.

영화 '덩케르크'를 통해 배우는 연대와 승리의 가치
덩케르크에서 건네진 맥주 한 병이 격려와 환대였다면, 지금 우리 손에 들린 맥주 한 잔은 연대와 승리의 증표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어둠을 뚫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오늘을 기억하며 맥주를 마실 수 있다면, 이 또한 역사가 기억할 '조용한 승리'가 아닐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
Q.영화 '덩케르크'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A.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에서 연합군의 철수 작전을 그린 영화입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군인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립니다.
Q.영화 속 맥주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A.생사를 넘나든 병사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환대의 상징입니다. 다시 삶을 이어가게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Q.영화 '덩케르크'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하며 승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