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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데... 삿포로 맥주, 왜 한국 맥주는 못 따라 할까?

투데이세븐 2025. 12. 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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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경보와 삿포로 맥주 여행의 시작

밤 11시, 퇴근길 버스에서 지진 경보를 알리는 일본 앱의 알림을 받았습니다. 삿포로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소식에 불안했지만, 이내 삿포로 맥주 공장 방문이라는 여행의 목적을 떠올렸습니다. 일본 여행자에게 유용한 이 앱은 지진, 기상, 분화, 열사병 등 안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저는 이 앱을 통해 삿포로 지역의 지진 경보를 접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결정한 여행이었기에, 더 이상의 나쁜 소식은 없기를 바랐습니다.

 

 

 

 

삿포로 맥주, 분하지만 부러운 이유

일본 맥주에서는 향미, 품질, 역사와 지역을 보여주는 라벨 등 특유의 장인 정신이 느껴집니다. 삿포로 맥주 공장 방문은 이러한 감정의 근원을 확인하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홋카이도의 도청소재지인 삿포로는 일본 맥주의 영혼이자 심장과 같은 곳입니다. 1876년 삿포로에 최초의 맥주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무라하시 히사나리는 홋카이도의 기후와 물, 그리고 천연 얼음이 맥주 양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아이누족의 눈물과 삿포로의 탄생

1868년 이전 홋카이도는 아이누족의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개항 요구와 메이지 유신을 거치며 아이누족은 그들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메이지 정부는 아이누족의 언어와 사냥을 금지하고 농업을 권장하며 그들의 땅을 국유화했습니다삿포로 맥주는 홋카이도의 식민 역사, 아이누족의 디아스포라, 그리고 개척을 상징하는 붉은 별을 품고 있습니다. 미국은 홋카이도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농업과 건설 기술을 전수했고, 삿포로는 근대 도시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삿포로 맥주는 이러한 근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개척사 맥주에서 삿포로 맥주로

무라하시 히사나리는 독일에서 맥주 양조를 배운 나카사와 세이베이를 브루 마스터로 선임하여 1876년 첫 라거 맥주인 '개척사 맥주'를 선보였습니다. 엄밀히 말해 개척사 맥주는 상업 맥주가 아니었지만, 1886년 개척사가 해체되고 양조장이 민간에게 불하된 후에야 본격적인 상업 맥주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양조장 이름도 삿포로 맥주 주식회사로 바뀌었습니다. 삿포로 맥주는 홋카이도의 식민 역사, 아이누족의 디아스포라, 그리고 개척을 상징하는 붉은 별을 품은 메이지 유신의 흔적입니다. 홋카이도 공장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맥주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삿포로 맥주 투어, 그리고 한국 맥주에 대한 아쉬움

삿포로 맥주 공장 투어는 분 당 900캔, 하루 수백만 캔의 삿포로 맥주를 오차 없이 생산하는 그들의 정확성과 꼼꼼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시음 시간으로, 홋카이도 한정판인 삿포로 클래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90년 역사의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왜 이런 투어를 진행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맥주를 문화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생각은 삿포로 맥주 박물관 방문을 통해 더욱 확신으로 굳어졌습니다.

 

 

 

 

삿포로 정신이 담긴 세 가지 맥주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붉은 벽돌 건물 위에 붉은 별이 걸려 있는 곳으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 명소입니다. 박물관 입장은 무료이며, 스타 테이스팅 라운지에서는 삿포로 블랙라벨, 삿포로 클래식, 개척사 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삿포로 블랙 라벨은 1977년 최초의 비열처리 맥주인 삿포로 빈나마를 계승한 것으로, 비열처리 공법을 통해 생맥주의 향미와 품질을 향상시켰습니다. 삿포로 클래식은 홋카이도 한정판 맥주로, 홋카이도 가미후라노초에서 키운 보리와 홉으로 만들어집니다. 개척사 맥주는 1876년 양조 공법을 복원한 진짜 삿포로 한정판 맥주로, 맥아의 풍미가 강합니다.

 

 

 

 

한국 맥주, 93세를 맞이하며

일본 맥주는 기본에 충실하며 정확하고, 전통을 잇는 장인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삿포로 광고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맥주 작가로서 털어놓는 고백에 가깝습니다. 지역성과 정체성을 외면한 채 수익만 추구하는 국산 맥주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해외에서 한국 술이 소맥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내년이면 한국 맥주도 93살을 맞이합니다. 2026년은 일본 맥주를 마시며 느꼈던 '분하지만 부러운' 감정으로부터 해방되는 첫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주말에도 한국 맥주 공장을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삿포로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A.삿포로 맥주는 홋카이도의 자연 환경과 역사를 담아낸 맥주입니다. 특히 홋카이도 한정판인 삿포로 클래식과 개척사 맥주는 삿포로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합니다.

 

Q.한국에서 삿포로 맥주를 맛볼 수 있나요?

A.네, 한국에서도 삿포로 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판매되는 삿포로 맥주는 일본 규슈 공장에서 생산된 프리미엄 라인입니다. 홋카이도 한정판 맥주는 홋카이도에서만 즐길 수 있습니다.

 

Q.삿포로 맥주 박물관 방문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A.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 맥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박물관을 방문하면 삿포로 맥주의 기원과 제조 과정을 배우고, 다양한 종류의 삿포로 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일본 삿포로 맥주 공장 방문을 통해, 삿포로 맥주의 역사와 품질에 담긴 장인 정신을 확인했습니다. 홋카이도의 자연과 아이누족의 역사를 품은 삿포로 맥주는, 한국 맥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93세를 맞이하는 한국 맥주가 지역성과 정체성을 되찾고, 맥주 문화를 선도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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