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현실: 마취총, 유기견의 비극
강원도 횡성에서 구조된 떠돌이 개 ‘가온이’의 어깨뼈에는 대형동물용 마취제 주사기가 단단히 박혀 있었다.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고 등록용 내장칩까지 삽입됐던 태극이의 몸에는 기준보다 많은 용량의 마취제 주사기가 꽂혔다.

상암이의 죽음: 무분별한 마취총 사용의 시작
수년 전, 서울 월드컵공원을 집 삼아 지내던 유기견이 있었다. 주민들은 공원이 위치한 지명을 따 그 개를 ‘상암이’라고 불렀다. 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들 곁에 조용히 다가와 반려견들과 어울려 놀던 상암이는 말 그대로 ‘착한 개’였다. 사람에게도, 다른 동물에게도 전혀 위험하지 않았던 상암이는 어느 날 가슴에 포획용 마취총을 맞고 허망하게 죽었다.

끊이지 않는 비극: 마취총 사고의 반복
슬픔은 분노로 이어졌다. 무분별한 마취총 사용 문제가 공론화됐고, 1만명 넘는 시민들이 유기견 포획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서명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사고는 계속됐다. 강원도 횡성에서 구조된 떠돌이 개 ‘가온이’의 어깨뼈에는 대형동물용 마취제 주사기가 단단히 박혀 있었고, 경북 상주에 살던 진돗개 ‘태극이’는 길에 돌아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마취총을 맞고 사망했다.

충격적인 사건: 반려견 ‘차리’에게 벌어진 비극
심지어 얼마 전 울산 울주군에서는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 포획 담당이 대문 잠금장치를 열고 집에 들어가 마당에 있던 반려견 ‘차리’에게 블로우건을 발사해 끌고 간 사건까지 발생했다. 군청은 “방치 학대 신고를 받고 보호 조치를 하려 했다”고 해명했지만, 폐회로텔레비전(CCTV) 속 차리는 방치된 동물로 보기 어려웠고, 누구를 위협하지도 않았다.

미흡한 규제: 마취총 사용에 대한 허술한 지침
마취총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22년 소방청은 포획 시 마취제 사용 방법과 투여 기준 등을 담은 ‘위해동물 포획 현장활동 매뉴얼’을 제작했다. 매뉴얼은 “난폭하거나 예민한 동물 포획 또는 접근이 불가능한 동물을 포획할 경우”에 한해 마취제 사용을 허용하며, 장비 사용법과 약물별 주의 사항 등 상세한 지침을 제시한다. 그러나 태극이 사례처럼 매뉴얼이 존재하더라도 마취제를 이용한 포획은 늘 위험이 뒤따른다.

모호한 기준: 지자체의 무책임한 태도
더 큰 문제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는 마취제 이용 포획에 관한 구체적 지침조차 없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시한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은 동물 포획 시 “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가 가장 적은 방법”을 우선하도록 하며, “사람을 기피하거나 인명에 위해가 우려되는 경우, 또는 위험 지역에서 동물을 구조해야 하는 경우”에만 마취제를 허용한다. 하지만 마취제의 용량이나 사용 기준 등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침은 전무하다.

근본적인 질문: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나아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본다. 동물을 무조건 ‘위험한 존재’로 간주하고 제압에만 초점을 맞춘 지금의 접근법은 과연 타당한가.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난 마취총 피해 동물이 진돗개나 순종이 아닌 믹스견처럼 ‘차별받던 대상’이었다는 사실은, 위험 판단에 편견이 더 강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물을 상처 입히고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마취총이 아니라 그들을 향한 우리의 냉대였는지 모른다. 결국 변화의 출발점은 우리가 동물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느냐에 달렸다. 시선이 바뀌지 않으면 제아무리 엄격한 규정도 무용할 뿐이다.

핵심만 콕!
마취총 사용으로 인한 유기견들의 비극적인 죽음은, 무분별한 사용과 허술한 규제, 그리고 동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동물을 위험한 존재로만 여기는 시선을 바꾸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독자들의 Q&A
Q.마취총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왜 필요한가요?
A.현재 마취총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 부재는 오남용을 초래하고, 이는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명확한 규정을 통해 불필요한 희생을 막고, 동물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Q.동물 보호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A.동물 보호 단체에 대한 후원, 유기 동물 입양,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법률 개정 촉구, 그리고 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립을 위한 노력 등이 있습니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Q.마취총 사용 외에 다른 유기 동물 포획 방법은 없는가요?
A.물론 있습니다. 안전한 포획을 위해 덫, 그물, 포획틀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훈련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동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K-톡신, 반도체마저 뛰어넘다! K뷰티의 놀라운 성장 비결 (0) | 2025.11.03 |
|---|---|
| 외교 슈퍼위크, 관세 협상 타결부터 한중 관계 복원까지... 그 성과와 과제는? (0) | 2025.11.03 |
| 10조 원의 그림자: '아프면 서울'… 의료 불균형, 대한민국을 잠식하다 (0) | 2025.11.02 |
| 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촉구: 재판 중지법 추진은 '적반하장'! (0) | 2025.11.02 |
| 카자흐스탄, 고용허가제 18번째 송출국 유력!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와 협력 강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다 (0) | 2025.11.02 |